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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이로운 생명>
보름이 처음 데리고 왔을 때 태어난 지 얼마 안 돼 눈도 못 뜬 상태였어요. 3일이 지나고 조금씩 눈이 떠지는 모습을 봤죠. 분유를 쪽쪽 빨던 모습, 접혀있던 귀가 조금씩 펴지는 모습, 내가 주는 분유 먹고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모습을 보는 건 살면서 처음 경험해 보는 일이었어요.
생명의 경이로움을 느꼈달까요. 예삐를 처음 만났을 때는 세상 둘도 없는 귀여운 동생이 생긴 기분이었는데, 보름이는 마치 제가 낳은 자식 같았어요. 이런 게 모성애인가 싶고요. 신기한 경험이에요.
13년 전 처음 예삐를 데려왔을 때, 부모님께서는 고양이를 어떻게 집에서 키우냐고 안 된다고 하셨었죠. 그때만 해도 고양이 키우는 집이 그렇게 많지 않았어요. 어른들 인식에 고양이는 사람과 친근하지 않은 동물, 길에서 지내는 동물이라는 인식이 있었거든요.
예삐와 지내면서 점점 고양이 매력에 빠지게 되고, 데리고 오면 내다 버린다던 아빠가 어느새 낚싯대를 들고 놀아주고 계십니다. 13년이 지난 지금도 입버릇처럼 “예삐 누구 줘라~” 하시는데 가장 잘 놀아주고 챙겨주신답니다.
근데 예삐도 보름이가 큰언니에게 하는 것처럼 아빠에게 선이 있어요ㅎㅎ 저희에겐 다 허용하지만 아빠에겐 허용범위가 정해져 있죠. 그걸 침범 못하는 아빠는 늘 혼자 애달파하시고 저희 가족들은 그걸 보면서 많이 웃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