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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구리와는 어떻게 가족이 되었나요?

2014년 겨울, 구리는 한 펫샵에서 ‘못생겨서 팔리지 않는다’는 이유로 번식장으로 돌아갈 예정이었어요. 그때 저와 언니가 사연을 알고 극적으로 데려온 친구죠. 이미 꽤 성장해 ‘원숭이 시기’가 왔었고, 얼굴에 털이 빠진 상태였답니다. 구리와 같은 이유로 번식장에 돌아갈 예정이었던 다른 중형견들과 한 울타리 안에서 지내고 있었는데요. 덩치에 밀려 밥도 먹지 못하고 털 여기저기에 오물이 묻어 위생 상태도 좋지 못했죠.

추운 겨울에 구리를 제 패딩 점퍼로 꽁꽁 싸매 집으로 데려온 날을 잊을 수가 없어요. 밥그릇에 임시방편으로 구해온 사료를 덜어주었는데, 허겁지겁 켁켁거리며 사료를 두 그릇씩 먹던 구리가 기억 나요. 면역력도 많이 안 좋았던 지라, 저희 집에 온 지 일주일도 되지 않아서 감기에 걸리기도 했어요. 그때, 24시간 동물병원을 찾아 헐레벌떡 진료를 받고, 구리를 위해 북어포를 다섯 번씩 삶아 북엇국을 끓여줬던 기억도 나네요.

그 후로 1년쯤 지났을 때, 부모님께서 ‘강아지는 마당이 있는 집에서 커야 한다’며 저희와 의논 끝에 경상도 본가로 데려가셨어요. 불안하고 걱정되는 마음에 시도 때도 없이 본가에 가곤 했는데, 저희와 지낼 때보다 더 쾌활하게 지내는 구리를 보며 걱정을 한 시름 놓았습니다. 지금은 넓은 마당이 있는 집에서 하루도 빠짐없이 잔디밭을 뛰어놀며 행복한 날들을 보내고 있는 용맹한 저희 집 막내딸이랍니다.

구리 : 나 억수로 귀엽데이💝💖💗💓

Q. 구리와 살면서 절대 잊지 못하는 기억이 있다면요?

이걸 추억이라고 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절대 잊지 못하는 사건이 하나 있었어요. 구리가 5~6살쯤 벌어진 일이었답니다. 저희 자매는 그때 본가에 없었고, 부모님이 테라스에서 고기를 구워드시고 남은 숯을 마당 뒤편에 버리셨대요. 구리는 마당에 자유롭게 산책을 나가는데, 이때 숯에서 고기 냄새가 나니 집어먹었나 봐요.

그 이후 구리가 아무것도 먹질 못하고, 시름시름 앓다 구토까지 했죠. 몸이 축 늘어지기까지 하니 부모님이 놀라셔서 얼른 동물병원으로 가셨대요. 본가는 동물병원에 가려면 차로 몇 십분은 가야 해 정말 급박한 상황이었다고 합니다.

동물병원에 도착해선 아버지가 수의사 선생님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구리를 살려달라고 애웠하셨다고 해요. 아버지는 구리가 정말 잘못될까 봐 엄청 걱정하셨던 거죠. 그때 처음으로 '우리 가족에게 구리가 없다면?'이란 생각을 해본 것 같아요. 저희 아버진 특히 무뚝뚝하셔서 감정을 크게 내비치시는 분이 아니세요. 그런데 구리가 잘못될까 봐 수의사 선생님에게 애원했다니, 저희 자매도 정말 놀랐답니다. 이 사건은 구리가 저희 가족에게 없어선 안 될 존재임을 다시 한번 피부로 느낀 경험이었습니다.